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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쌓이면 왜 염증이 생길까?

영양제 생화학 2026. 11. 3. 09:00

— 지방세포와 면역세포가 만들어 내는 '만성 저강도 염증'

우리 몸에서 지방은 단순히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물질이 아닙니다. 지방조직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할 뿐 아니라, 여러 호르몬과 신호물질을 분비하며 다른 조직과 소통합니다.

그런데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커지면 이 소통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방세포에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면역세포의 활동이 변하면서, 지방조직에 염증 반응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만성 저강도 염증(chronic low-grade inflammation)이라고 합니다.

감염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급성 염증과 달리, 뚜렷한 통증이나 열이 없어도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저장하는 지방조직에서 왜 면역반응이 일어날까요?

1. 지방조직은 단순한 저장 창고가 아닙니다

지방조직에는 지방세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혈관세포, 섬유아세포, 대식세포를 비롯한 여러 면역세포도 함께 존재합니다. 건강한 지방조직에서는 이들 세포가 서로 협력하면서 조직의 기능을 유지합니다.

지방세포는 중성지방을 저장하고, 면역세포는 손상된 세포를 처리하거나 조직의 회복을 돕습니다. 염증을 억제하고 조직의 균형을 유지하는 신호도 작동합니다. 따라서 지방조직에 면역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면역세포의 활동이 염증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설명. 지방이 쌓이면 지방세포가 비대해지고 세포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세포의 활성화로 TNF-α, 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증가됩니다. 이들이 인슐린 작용의 신호를 약화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지방세포가 지나치게 커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에너지가 남으면 지방세포는 중성지방을 더 많이 저장합니다. 

지방조직은 새로운 지방세포를 만들거나 기존 지방세포의 크기를 늘리면서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확장이 원활하지 않으면 기존 지방세포가 지나치게 커지는 지방세포 비대(adipocyte hypertrophy)가 나타납니다.

지방세포가 커질수록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혈관의 역할도 중요해집니다. 혈관 발달이 조직의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일부 부위에서는 상대적인 산소 부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저산소 상태(hypoxia)라고 합니다.

또한 지방세포 안에서는 소포체 스트레스, 산화 스트레스, 지방산 대사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세포가 정상적인 저장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다만 지방세포가 커진다고 반드시 저산소증이나 염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조직의 혈관 발달, 저장 능력, 세포의 적응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3. 스트레스를 받은 지방세포는 면역세포를 불러들입니다

지방세포가 비대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MCP-1(CCL2)과 같은 신호물질이 분비되어 혈액 속 단핵구를 지방조직으로 유인합니다. 지방조직으로 들어온 단핵구는 대식세포(macrophage)로 분화합니다. 대식세포는 원래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로, 세포의 잔해를 처리하고 조직을 회복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영양 과잉과 조직 스트레스 속에서는 새로 유입된 대식세포뿐 아니라 기존에 있던 대식세포도 활성 상태가 달라지면서 TNF-α 등의 염증물질을 더 많이 분비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지방조직에서는 지방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 염증 신호가 반복되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4. 대식세포가 지방세포를 둘러싸는 이유

비만한 지방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흥미로운 구조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손상되거나 죽어가는 지방세포 주위에 대식세포들이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을 왕관 모양 구조(crown-like structure, CLS)라고 합니다.

대식세포들이 지방세포의 잔해와 지질을 처리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이러한 형태가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손상된 조직을 정리하기 위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세포 손상과 대식세포 유입이 계속되면 염증 반응도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지방조직의 염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조직학적 특징 중 하나입니다.

5. TNF-α와 IL-6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지방조직에 염증이 지속되면 대식세포와 지방세포 등에서 TNF-α, IL-6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생성과 분비가 달라집니다.

TNF-α(종양괴사인자 알파)는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입니다. 지방조직의 대식세포 등에서 생성되며, 세포 내부의 염증성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가 지속되면 인슐린 신호전달에도 영향을 주어 인슐린 작용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IL-6(인터루킨-6) 역시 지방조직의 만성 염증과 에너지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중요한 사이토카인입니다. 다만 IL-6는 무조건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은 아닙니다. 분비되는 조직과 자극의 종류, 작용하는 시간에 따라 생리적 역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 중 근육에서 분비되는 IL-6는 다른 생리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앞서 작성한「근육에서도 호르몬이 나온다 — 마이오카인」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특정 사이토카인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 어떤 상황에 분비되며 그 신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입니다.

6. 염증 신호는 어떻게 인슐린 작용까지 방해할까요?

지방조직의 염증이 대사 건강과 연결되는 이유는 염증성 신호가 인슐린 작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TNF-α와 같은 염증물질이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부에서 여러 염증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JNK와 NF-κB입니다.

JNK는 세포 스트레스와 염증 자극에 반응하는 효소로, IRS 단백질의 인산화 상태를 변화시켜 인슐린 신호전달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NF-κB는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로, 활성화되면 여러 염증물질의 생성을 촉진하여 염증 반응이 지속되는 데 관여합니다. 즉, JNK는 인슐린 신호전달을 방해하는 데, NF-κB는 염증 반응을 증폭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DAG가 PKC를 활성화하여 인슐린 신호전달을 약화시키거나, 세라마이드가 Akt의 활성을 억제하여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기전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여기에 염증 신호가 IRS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경로가 연결됩니다.

지방조직 스트레스 →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 → 염증성 신호 증가 → 인슐린 작용 약화

즉, 지방 축적과 인슐린 저항성 사이에는 지질 중간대사산물뿐 아니라 면역반응도 관여합니다.

다만 실제 사람에서 나타나는 인슐린 저항성은 여러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하나의 염증 경로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7. 왜 '만성 저강도 염증'이라고 부를까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염증은 상처 부위가 붉어지고 붓거나, 열이 나고 아픈 반응입니다. 이러한 급성 염증은 감염이나 조직 손상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일어나는 방어반응입니다.

반면 대사 이상과 관련된 만성 저강도 염증은 대체로 강도가 낮지만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지방조직의 염증이 지속되면 국소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간, 근육 등 다른 대사조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영양 상태와 에너지대사 이상에 동반되는 염증 현상을 설명할 때 대사성 염증(metaflammation)이라는 용어도 사용합니다.

물론 체지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수준의 염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의 분포, 특히 내장지방의 상태와 지방조직의 기능적 건강이 중요합니다.

8. 지방조직의 염증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방조직의 염증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지방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지방조직은 반드시 필요한 장기이며, 에너지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능력 자체가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목표는 지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지방조직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대사 환경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인슐린 감수성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에너지 과잉 상태를 완화하고 필요에 따라 체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지방조직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역시 전반적인 대사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합니다.

다만 특정 식품 하나가 지방조직의 염증을 직접 제거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마무리: 지방세포와 면역세포의 대화가 달라집니다

지방조직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 창고가 아닙니다. 지방세포와 면역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역동적인 조직입니다.

지방조직이 건강하게 확장할 때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조직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장 능력과 적응 능력에 부담이 커지면 지방세포 스트레스, 면역세포의 유입과 활성 변화,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오래 지속되면 만성 저강도 염증이 형성되고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대사 이상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방이 얼마나 많은가뿐 아니라, 지방조직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는가입니다.

📖 주요 참고 문헌 (References)

  1. Weisberg SP et al. (2003). Obesity is associated with macrophage accumulation in adipose tissue (비만은 지방조직 내 대식세포 축적과 관련이 있다) J Clin Invest. 112(12):1796–1808. DOI: https://doi.org/10.1172/JCI192466
  2. Saltiel AR, Olefsky JM (2017). Inflammatory mechanisms linking obesity and metabolic disease (비만과 대사질환을 연결하는 염증 기전) J Clin Invest. 127(1):1–4. DOI: https://doi.org/10.1172/JCI92035
  3. Hotamisligil GS (2017). Inflammation, metaflammation and immunometabolic disorders (염증, 대사성 염증 및 면역대사 장애) Nature. 542:177–185. DOI: https://doi.org/10.1038/nature2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