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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근육, 지방조직, 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근육에서는 포도당 흡수가 감소하고, 지방조직에서는 지방분해에 대한 인슐린의 억제 작용이 약해지며, 간에서는 포도당 생산이 충분히 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사람은 모두 혈당이 높을까요?

흥미롭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혈당이 정상인 분들에게도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췌장의 보상 작용에 있습니다.

1. 인슐린이 잘 듣지 않으면 췌장은 더 많이 분비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의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인슐린은 근육과 지방조직의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고 간의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여 혈당 조절을 돕습니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합니다.

이때 췌장의 베타세포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부족한 작용을 보완합니다. 이것을 보상성 고인슐린혈증(Compensatory Hyperinsulinemia)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초기 단계에서는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면서 혈중 인슐린 농도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즉, 혈당이 정상이라는 사실만으로 인슐린 감수성까지 정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그림 설명]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사람의 췌장 보상성 인슐린 분비 증가와 운동으로 인한 인슐린 감수성 개선으로 췌장의 부담을 줄이고 혈당 조절 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줌

2. 인슐린을 계속 많이 분비하면 췌장에 문제가 생길까?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췌장이 오랫동안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면 베타세포가 지쳐서 기능을 잃게 될까요?

일부 사람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베타세포의 보상 능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슐린을 많이 분비했다는 이유만으로 베타세포가 단순히 지쳐서 망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 소포체 스트레스(ER Stress): 췌장의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세포입니다. 인슐린 합성과 단백질 접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베타세포의 소포체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지방독성(Lipotoxicity): 지방산 대사 이상과 특정 지질 중간대사산물은 베타세포의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당독성(Glucotoxicity): 혈당이 상승한 뒤에는 지속적인 고혈당이 베타세포의 기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산화스트레스의 변화: 베타세포는 포도당 대사와 ATP 생산의 변화를 이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조절합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은 이러한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전적 소인과 개인별 대사 상태도 관여합니다. 따라서 베타세포 기능 저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기능 저하가 반드시 세포 사멸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3. 췌장의 보상 능력이 부족해지면 혈당이 상승한다

초기에는 췌장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고 베타세포의 보상 능력이 충분하지 않게 되면 혈당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면 당뇨병 전단계를 거쳐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경로를 따라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어도 베타세포의 보상 능력이 유지되면 당뇨병으로 진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혈당 조절 상태는 조직의 인슐린 감수성과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 사이의 균형에 의해 결정됩니다.

4.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글에서 우리는 운동하는 근육이 인슐린의 도움 없이도 포도당 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근육 수축은 AMPK와 칼슘 관련 신호 등 여러 경로를 활성화하여 GLUT4가 세포막으로 이동하도록 돕습니다. 그런데 운동의 효과는 운동하는 동안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 후에는 근육이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포도당을 흡수하는 능력이 증가합니다. 운동으로 소모된 글리코겐을 다시 채우는 과정도 이러한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근육에서도 운동 후 인슐린 자극성 포도당 흡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한 번의 운동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운동 후 인슐린 감수성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인슐린 수용체에서 IRS–PI3K–Akt로 이어지는 모든 신호가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GLUT4 이동을 조절하는 하위 단계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근육의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근육의 대사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운동은 간과 지방조직의 대사 상태를 개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5. 운동으로 췌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까?

근육과 다른 조직이 인슐린에 더 잘 반응하면(인슐린 감수성이 높으면) 같은 양의 혈당을 조절하는 데 있어 적은 양의 인슐린을 필요로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운동을 통한 인슐린 감수성 개선은 췌장 베타세포의 보상성 인슐린 분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운동했다고 해서 췌장의 인슐린 분비가 반드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 지속 기간, 개인의 대사 상태에 따라 효과는 달라집니다. 또한 운동 중에는 운동 강도와 호르몬 반응에 따라 혈당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의 효과를 단순히 '혈당을 낮춘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혈당 조절을 돕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마무리 — 혈당이 정상일 때부터 인슐린 감수성이 중요하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췌장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보상 능력이 점차 저하되고, 결국 혈당이 상승하면서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 반드시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영양 관리, 체중 및 체지방 관리 등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근육도 운동 후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개선될 수 있으며 그 정도는 개인의 대사 상태에 따라 다르며, 반드시 정상 수준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첫 번째 글에서는 운동 중 근육의 포도당 흡수를 살펴보았고, 두 번째 글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기전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췌장이 어떻게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하는지, 그리고 운동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았습니다.

운동은 단지 그 순간 포도당을 소비하는 활동이 아니라, 우리 몸이 인슐린에 더 잘 반응하도록 돕는 중요한 대사 조절 수단입니다.


📖 주요 참고 문헌 (References)

  1. Kahn, S. E., Hull, R. L., & Utzschneider, K. M. (2006). Mechanisms linking obesity to insulin resistance and type 2 diabetes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에 미치는 메커니즘). Nature, 444(7121), 840–846. https://doi.org/10.1038/nature05482
  2. Czech, M. P. (2017). Insulin action and resistance in obesity and type 2 diabetes (비만과 제2형 당뇨 환자에 있어 인슐린 작용과 인슐린 저항성). Nat. Med., 23(7), 804–814. https://doi.org/10.1038/nm.4350
  3. Cartee, G. D. (2015). Mechanisms for greater insulin-stimulated glucose uptake in normal and insulin-resistant skeletal muscle after acute exercise (단기 운동 후 정상인 골격근과 인슐린 저항성 골격근에서의 인슐린 의존성 포도당 유입 증가의 메커니즘). 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309(12), E949–E959. https://doi.org/10.1152/ajpendo.00416.2015
  4. Richter, E. A., & Hargreaves, M. (2013). Exercise, GLUT4, and skeletal muscle glucose uptake (운동, GLUT4 및 골격근의 포도당 유입). Physiol. Rev., 93(3), 993–1017. https://doi.org/10.1152/physrev.00038.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