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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피부 미백이나 항산화, 노화 방지 효과를 내세우며 판매되는 먹는 글루타치온 및 구강 용해 필름형 글루타치온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이들 제품을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알고 구매하지만, 실제 먹은 만큼 우리 몸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어떤 법적 신분으로 승인되어 유통되고 있는지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경구 또는 필름형 글루타치온의 구조와 소화 메커니즘

글루타치온(Glutathione)은 간, 신장 등 체내 세포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는 대표적인 항산화 트리펩타이드(Tripeptide) 물질로, 글루탐산(Glutamic acid), 시스테인(Cysteine), 글리신(Glycine)이라는 세 가지 아미노산이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세포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유해 물질을 중화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합니다.

우리 몸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타치온을 섭취했을 때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글루타치온을 입을 통해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강력한 단백질 분해 효소인 펩티다아제(Peptidase) 및 트립신, 펩신 등에 의해 글루타치온 본래의 형태가 유지되지 못하고 구성 아미노산 단위로 신속하게 분해되고 맙니다.

즉, 우리가 글루타치온을 먹는다고 해서 그 형태 그대로 소장 세포를 통과하여 혈액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고기 같은 단백질 덩어리를 섭취한 것과 같은 소화 작용을 거치게 되는 것입니다. 해외 유수의 학술지 및 수많은 임상 연구 논문에서도 일반적인 경구 섭취 방식으로는 혈중 글루타치온 농도를 유의미하게 올리기 어렵고, 생체 이용률(Bioavailability)이 매우 미미하다는 사실을 한목소리로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연구에서 고용량 복용 시의 경미한 변화를 관찰하기도 했으나, 인간의 소화계 구조상 펩타이드 결합의 손상 없이 목표 세포까지 온전히 도달하는 것은 생화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승인되는 우회 유통 구조

생화학적인 소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중에는 마치 글루타치온이 탁월한 효능을 가진 영양제처럼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원인은 바로 식약처의 허가 체계와 제품 분류 방식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공식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엄격한 인체적용시험과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여 과학적으로 기능성 및 생체 이용 가능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현재 먹는 글루타치온은 피부 미백이나 항산화 기능성에 대해 건강기능식품 고시형/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즉, 식약처는 먹는 글루타치온의 효능을 공식 인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시중에 수많은 제품은 어떻게 공식 승인을 받아 판매되는 것일까요? 제조 업체들은 건강기능식품 허가 대신 유해 물질 안전성 기준만 통과하면 원료 제조와 판매가 수월한 '일반식품(기타가공품, 캔디류 등)' 제도를 이용합니다. 대표적인 우회 수단이 '건조효모추출물'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건조효모는 식품 원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이 효모 안에 일정 비율의 글루타치온이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업체들은 이를 원료로 써서 식품 허가를 받은 뒤, 상표명이나 겉포장에 "글루타치온 함유" 또는 "글루타치온 필름"이라는 명칭을 강조하여 판매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겉면의 고급스러운 포장과 마케팅 용어만 보고 식약처 인증 건강기능식품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 법적 신분은 알약 형태의 사탕이나 가공식품에 불과합니다.

 

구강용해 필름 형태 제품. 출처: 에스더몰

3. 구강용해 필름 형태의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의 주의점

최근 입천장이나 뺨 안쪽에 붙여서 녹여 먹는 구강용해 필름(Sublingual/Buccal film) 제형의 글루타치온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위장관의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피하고 구강 점막의 미세혈관을 통해 혈액으로 직접 흡수되기 때문에 흡수율이 수십 배 높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약학 및 제약 분야에서 구강 점막을 통한 약물 전달 시스템(DDS)은 유효한 기술로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케팅 내용과 실제 유통되는 일반식품의 현실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구강용해 필름형 글루타치온 역시 법적으로는 '캔디류'나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된 일반식품입니다. 약물 전달 기술이 적용된 의약품이나 기능성이 검증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입천장에 붙였을 때 점막을 통해 얼마나 많은 글루타치온 분자가 손상 없이 투과하여 혈중으로 들어가는지에 대한 식약처 차원의 공인된 데이터는 없습니다.

더욱이 업체들은 현행법상 일반식품에 "미백 효과가 있다"거나 "노화를 방지한다"는 식의 직접적인 기능성 표기를 할 수 없으므로, 제품 페이지에 "본 내용은 글루타치온 원료 자체의 생화학적 학술 정보입니다"라는 면책 조항을 기재한 뒤 원료 관련 논문을 제시하는 편법 마케팅을 펼치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이러한 마케팅 착시 현상에 속지 말고, 제품 표면에 식약처의 공식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가 있는지, 그리고 해당 원료가 생화학적으로 검증된 것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RKEKaOsQkY 식약처 "글루타치온 광고 현행법 위반" 참고: 일반식품인 글루타치온 제품들의 허위·과대광고 적발 사례를 다룬 뉴스 영상입니다.